어미새가 멀리 사냥을 나가면 어린새들은 수초사이에 몸을 숨기고 있다가
어미가 먹이를 물고 나타나면 쏜살같이 어미에게 헤엄쳐간다. 어린새들이 수초에 몸을 숨기는 건
까마귀나 매, 황조롱이 따위의 위험으로부터 피하기 위한 수단일 것이다. 그러나 수초도 안심할 수는 없다.
그곳엔 이들을 노리는 들고양이가 숨어있을 수 있으니까.
다섯 마리의 논병아리 어린새는 안전하게 컸는데 그 까닭은 논병아리가 위험을 감지하면 물 속으로
잠수하여 몸을 피하기 때문인 듯 하다. 한 번 잠수하면 약 20초 정도 머문다. 지난겨울에는 얼음 밑으로 숨은
어미새는 30분이 지나도 나오지 않다가 내가 언덕 뒤로 몸을 숨겼을 때 얼음 밑에서 나오기도 했다.
아마 얼음 밑 공간에서 숨을 쉬고 있었던 것으로 짐작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