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청삽살개
긴 털과 해학적인 모습이 돋보이는 삽살개는 한반도의 동남부 지역에 널리 서식하던 우리의 토종개이다. 귀신이나 액운을 쫓는 개라는 뜻을 지니고 있는 삽(쫓는다. 들어내다) 살(귀신, 액운)개라는 용어 자체도 순수한 우리말로서 가사(歌詞), 민담, 그림속에 자주 등장하고 있다.
신라시대에는 주로 귀족사회에서 길러져 오다가 통일신라가 망하면서 민가로 흘러나와 서민적인 개가 되었으며 오랫동안 우리 민족과 더불어 애환을 같이 해온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일제(一帝)에 의한 민족문화 말살정책의 희생물로서 해방전후를 기점으로 그 수가 급격히 줄어들어 한때 멸종의 위기에까지 이르렀었다. 그러나 1960년대말 경북대 교수들에 의해 30여 마리의 삽살개가 수집, 보존되기 시작했으며 최근에는 하지홍(河智鴻) 교수에 의해 증식(增殖)되어 100여 마리가 집단 사육되고 있다. 경북 경산군 하양읍에서 사육되는 이들 100여 마리 집단(集團)이 20여년 전 수집되었던 30마리의 삽살개 직계 후손들로서 혈족 유래와 근거에 대한 기록이 보존된 유일(唯一)한 삽살개이다.
암수의 성상(性狀)이 뚜렷한 중형의 장모종(長毛種)으로 동양권에서는 티베탄 테리어를 제외하고는 비슷한 형태의 개가 없다. 삽살개 유래에 대한 3가지 가설이 있는데 첫째, 티베탄 테리어 계통의 장모종(長毛種) 개가 중국을 통해 전파되어 삽살개가 되었다는 설과 둘째, 중동에서 무역선을 통해 신라로 유입되었다는 설 셋째, 북방 기마민족이 남하하면서 유입되었다는 설이 그것이나 어느 설이 정설인지 현재로서는 증명할 길이 없다.
삽살개의 형태적 특징은 조선시대의 민화나 풍속화에 잘 나타나 있는 바 색조에 따라 청삽살개와 황삽살개로 구분된다. 청삽살개의 경우 어릴 때는 짙은 흑색이나 자라면서 털갈이 과정을 거쳐 흰털이 고루 섞이면서 흑청색 혹은 흑회색이 된다. 황삽살개의 경우도 어릴때의 짙은 황색이 다소 약해지면서 담황색을 띠게 되는데 이들 청삽살개와 황삽살개는 색조 차이를 제외하고는 구별점(區別點)이 거의 없다.
외형적 특징은 온몸이 긴 털로 덮혀 있는데 눈은 가려서 보이지 않는다. 귀는 누웠으며 주둥이는 비교적 뭉퉁하여 진도개처럼 뾰족하지 않다. 꼬리는 들려 올라가는 개체가 많으며 머리가 커서 언뜻보기에 수 사자를 연상시키나 체격의 균형이 잘 잡혀 있다. 수컷의 평균 체고는 51㎝, 체중은 21㎏이며 암컷은 49㎝에 18㎏으로 측정되었다.
성품은 주인에 대해서는 충직하나 타동물에 대해서는 대담, 용맹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혈액단백질 성상(性狀)에 대한 연구와 DNA 지문법(指紋法)을 통한 유전자 차원의 연구결과에 의하면 진도개나 일본개들과는 혈연관계가 상당히 먼 것으로 밝혀졌다. 혈통 고정은 상당수준으로 진행되어 있으며 현재 엄격한 선발, 도태 과정과 계획번식을 통해 합리적이고 과학적인 육종이 이루어지고 있다. 지금까지 삽살개의 보존과 육종은 개인적인 차원에서 이루어져 왔으나 사단법인 "한국 삽살개 보존회"가 발족됨으로써 공익성을 띤 단체에 의한 체계적인 보존사업이 기대된다.
출처: 남북한의 천연기념물 http://nm.nktech.net/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