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슴 (동물이름사전)
사슴
학명: Cervidae
영명: deer
[분류] 소목(Artiodactyla) 사슴과(Cervidae)에 딸린 동물들의 총칭. 학자에 따라 다르지만, 일반적으로 7아과(亞科) 18속(屬)의 사슴이 전세계에 분포한다. 고라니, 노루, 노새사슴, 늪사슴, 다마사슴, 말코손바닥사슴, 물사슴, 붉은사슴, 사불상, 사향노루, 순록, 인도별사슴, 와피티, 일본사슴, 흰꼬리사슴 등이 유명하다. 영어로는 사슴과(科) 동물의 수컷을 대개 'buck' 또는 'stag', 암컷을 'doe', 젖이 안 떨어진 새끼는 'fawn'이라 부른다.
[형태] 몸길이30~310cm, 어깨높이 20~235cm. 토끼같이 작은 안데스푸두(약10kg, 어깨높이 30cm)부터 말처럼 큰 말코손바닥사슴(800kg, 어깨높이 2m)까지 다양한데, 암컷의 체구는 수컷보다 작다. 사슴은 전형적으로 날씬하며 다리가 길고, 모피색은 갈색이다. 수컷은 여러 개의 가지로 갈래져서 매우 아름다운 뿔을 가지고 있다. 사슴은 사지가 가늘고 길어 보행에 적합하다. 순록과 말코손바닥사슴(Alces alces)은 암수 모두 뿔이 있으며, 사향노루(Moschus moschiferus)와 고라니(Hydropotes inermis) 2종은 암수 모두 뿔이 없고, 이외의 모든 사슴은 수컷만이 뿔을 가지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뿔의 가지수는 사슴의 종류, 연령, 영양상태에 따라 다르고, 고라니와 사향사슴은 암수 모두 뿔이 없다. 뿔은 형태가 다양해 짧고 커다란 못처럼 생긴 것에서부터 길고 가지가 많은 것까지 여러 모양이 있다. 뿔은 자신을 방어하는 데, 그리고 번식기에는 같은 종에 속하는 수컷끼리 싸우는 데 사용한다. 뿔은 매년 갈며, 성장기에는 '녹용껍질'(velvet)이라는 피부에 덮여 있다. 애기사슴류(Muntiacus)와 앞머리카락사슴(Elaphodus cephalophus)뿐만 아니라 사향노루와 고라니도 길고 엄니같이 생긴 윗송곳니를 가지고 있다. 번식기의 수컷은 목에 긴 갈기가 형성된다. 치아는 32~34개로, 위쪽 앞니는 없고 어금니가 짧다. 또한 위는 소와 같이 4실로 되어 있고, 사향사슴을 제외하고는 쓸개가 없다. 발가락수는 4개이며, 제1발가락이 없다.
[생태] 사슴류의 서식지는 고산의 삼림, 습지, 초원, 툰드라 등 다양한데 혼효림, 낙엽수림, 호숫가 등지에 대개 무리지어 산다.
[먹이] 사슴은 초식성으로 풀이나 나뭇잎, 나무껍질, 줄기, 새순, 이끼 따위를 먹는다. 반추동물로 4개의 위를 가지고 있으며 되새김질을 한다. 부드러운 풀, 나뭇잎, 나무열매, 나뭇껍질, 작은 나뭇가지, 어린싹, 수초, 이끼 등을 주로 먹는다. 쑥, 원추리 같은 약재와 칡넝쿨, 자운영, 뽕잎, 딱주, 상수리나무잎, 감나무잎, 콩비지, 밤속껍질, 호박 등 대부분의 나뭇잎이나 풀 종류를 잘 먹는다. 특히 감, 감잎, 고구마잎, 씀바귀풀, 살구, 더덕, 버드나무잎, 두릅잎을 매우 좋아한다.
[번식] 임신기간은 대개 6~7개월이고, 늦은 봄 한배에 1~2마리의 새끼를 낳는다. 꽃사슴의 임신기간은 약 225일로서 6월 상∼하순경에 분만하고, 북미 붉은사슴(엘크)은 약 250일로서 6월 상순∼7월 중순, 유럽 붉은사슴은 약 230일로서 5월 중순∼7월 중순경에 새끼를 낳는데, 어린 사슴은 생후 1년간 어미와 생활한 후 독립한다. 암컷은 일반적으로 1~2마리의 새끼를 낳는데, 태어났을 때 새끼는 흔히 반점을 가지고 있다. 임신기간은 사향노루의 약 5개월부터 노루(Capreolus capreolus)의 약 10개월까지 다양하다.
[습성] 사슴류는 주로 이른 아침과 저녁에 먹이를 먹고 낮에는 전망 좋은 곳에서 휴식한다. 암컷은 어린수컷과 무리를 만들어 늙은 암컷이 리더가 되며, 수컷은 수컷끼리 무리를 만든다. 가을의 번식기가 시작되는 9월경 수컷의 뿔이 나각이 되어 완성되면 수컷무리는 해체되어 씩씩함을 과시하고 고음을 내어 울부짖으며, 암컷을 찾아 뿔을 맞대고 수컷끼리 격렬한 투쟁이 벌어진다. 이에 승리한 수컷은 수십 마리의 암컷을 이끈다. 위험한 상황에서 암컷은 궁둥이의 흰 털을 세워 수컷에게 신호를 보내어 경고한다. 수컷은 뿔을 사용해서 싸우고, 암컷은 앞다리를 들어올려 얼굴을 때리며 싸운다. 그러나 교미시기가 끝나 교미욕이 사라지면 수컷끼리 싸움도 하지 않으며 무기로서 사명을 다한 뿔은 저절로 떨어져 나가고 새로운 뿔이 전두골(前頭骨)에서 자라나온다. 단독생활을 하는 종도 있으나 보통 집단을 형성하여 지내며 몇몇 종은 매년 긴 이주(移住)를 되풀이한다.
[분포] 북아메리카 ·남아메리카 ·유라시아에 널리 분포하고 다음의 7아과(亞科)로 분류되며 18속(屬)이 포함된다. 히말라야 ·티베트 ·시베리아 등지에 분포하는 뿔이 없고 수컷의 윗송곳니가 엄니 모양인 사향노루를 포함한 사향노루아과(Moschinae), 중국 ·한국에 분포하며 사향노루와 같이 뿔이 없고 윗송곳니가 입밖으로 튀어나와 엄니 모양으로 된 고라니(보노루:복작노루)를 포함하는 고라니아과(Hydrotinea), 중국 ·타이완에 분포하고 짧은 뿔이 있는 키용을 포함한 키용아과(Muntiacinae), 남북 아메리카에 분포하고 뿔의 주축이 앞으로 구부러진 흰꼬리사슴 ·검은꼬리사슴을 포함하는 흰꼬리사슴아과(Odocoilinae), 전북구에 분포하고 넓적하며 가지가 많고 큰 뿔이 있는 말코손바닥사슴을 포함한 말코손바닥사슴아과(Alcinae), 북극지방에 분포하고 암수가 모두 뿔이 있는 순록(馴鹿)을 포함한 순록아과(Rangiferinae), 그 밖에 사불상 ·붉은사슴 ·물사슴 등이 포함된 사슴아과(Cervinae) 등이다.
[뿔] 우제목의 다른 동물들과는 달리 대부분의 사슴과 동물들은 수컷에게만 뿔이 있다. 또한 소나 염소가 뿔이 새로 나는 일이 없고 한가지의 뿔을 가지는 반면 수사슴은 매년 머리에 새로 뿔이 자라고 여러 갈래로 가지를 친다. 뿔을 만들기 위해서는 많은 칼슘과 인산이 필요한 데 상태가 좋은 뿔은 암컷들에게 훌륭한 과시가 될 뿐아니라 적들을 물리치는 강력한 무기가 되므로 보다 좋은 목초지를 차지할 수 있다. 따라서 교미기가 되면 뿔의 성장이 최대가 된다. 갓난 수컷은 당년에는 뿔이 없다. 이듬해 봄에 뿔 자리가 종기처럼 불그러져 날이 갈수록 눈에 띄게 자라서 8 ~ 9월이 되면 한뼘 정도가 된다. 이해 뿔은 그대로 겨울을 넘기고 다시 봄이 되면 어느 날 갑자기 떨어져 버려 그루터기만 남게 된다. 여기서 다시 새 뿔이 돋아 1개 또는 2개의 가지로 갈라진다. 4년째에는 다시 한가지를 더하여 3차4첨각을 완성한다. 3차란 가지가 셋이니 갈라진 교차점이 셋이란 뜻이고, 4첨은 세 가지와 원대까지 합쳐 끝이 넷이라는 뜻이다. 이러한 형태의 뿔은 사슴이 다 자랐다는 징표가 되는 것이다. 그러나 모든 사슴이 다 이런 것은 아니고 더러 예외도 있다. 뿔은 해가 갈수록 점점 충실하게 자라 한창 나이에는 80cm 정도나 되지만, 늙어 갈수록 위축되어 볼품이 없어진다. 봄에 빠지고 새로 나는 뿔은 3개월이라는 짧은 기간동안 마치 비 내린 뒤의 죽순처럼 싱싱하고 탐스럽게 매우 빨리 자란다. 또한 뿔은 자라는 동안 융과 같이 보드라운 털로 덮인 피부로 싸여지는데, 이러한 뿔을 낭각이라고 한다. 한방에서 보약의 으뜸으로 치는 보약인 녹용은 셋째 가지가 벌어지기 시작할 때의 낭각을 자른 것으로, 예로부터 약효가 인정되어 피로회복제, 강장제 등에 많이 이용되었다.
[세분류] 사슴은 일반적으로 척추동물문>포유동물강>반추아목>사슴과로 분류되고 있다. 사슴과에 포함된 일곱개의 아과(亞科)는 다음과 같다.
- 사향노루아과(Moschinae)
히말라야·티베트·시베리아·사할린에 분포하는 사향노루, 시베리아사향노루 등 3종이다. 원시적인 사슴으로, 뿔이 없고 윗송곳니가 엄니모양으로 길게 뻗어 있다. 학자에 따라 사향노루과(Moschidae)의 독립된 과로 분류하기도 한다.
- 고라니아과(Hydrotinea)
고라니 1종이며 한국·중국에 분포한다. 뿔이 없고 엄니모양의 윗송곳니가 입밖으로 길게 나와 있다.
- 키용아과(Muntiacinae)
중국·티베트·동남아시아에 분포하며, 키용·짖는사슴 등 6종이 있다. 수컷에는 짧은 뿔이 있고, 윗송곳니는 엄니모양이다.
- 흰꼬리사슴아과(Odocoilinae)
흰꼬리사슴·검은꼬리사슴·마자마사슴·푸두·아메리카늪사슴 등 14종이며, 남·북아메리카와 유라시아에 분포한다. 수컷에는 뿔이 있는데, 모양은 마자마사슴처럼 짧은 것에서부터 흰꼬리사슴처럼 복잡하게 가지 많은 것까지 여러 가지가 있다.
- 말코손바닥사슴아과(Alcinae)
유럽·중국·동아시아에 분포하며, 말코손바닥사슴 1종이 있다. 수컷에는 가지가 많은 손바닥모양의 큰 뿔이 있다.
- 순록아과(Rangiferinae)
순록 1종이 있으며, 북아메리카·유라시아 북부에 분포한다. 암·수 모두 뿔을 가지고 있다.
- 사슴아과(Cervinae)
일본사슴·붉은사슴·와피티·중국사슴·호그사슴·액시스사슴·흰입사슴·팰로사슴·바라싱가사슴 등 24종이 있으며, 유럽·소련·북아에리카·중국·동남아시아·일본 등지에 분포한다. 수컷에는 뿔이 있다.
[기타] 사슴뿔은 왕권의 상징이라 할 수 있는데, 신라의 일부왕관을 보면 사슴뿔 무늬가 장식되어 있고, 동명왕 신화에는 지상과 천상을 연결하는 영적인 동물로 상징되었다. 뿔은 나뭇가지 모양이어서 대지와 재생하는 영생을 나타내기도 한다. 이조 중엽 홍만선이 지은 산림경제에 처음으로 사슴에 관한 기록이 남아 있으며, 이조 왕실에서는 녹용조달을 위해 왕실직영의 사육장을 금강산과 경남 통영의 육지에 두었다는 기록이 있다. 무속신앙에서 십장생의 하나인 사슴은 천년을 살면 청록, 이천년을 살면 흑록이라 하며, 흑록은 뼈도 검어 이를 얻으면 불로장생한다고 한다.
[현황] 대부분의 종은 개체수가 많으나 몇 종은 멸종 위기에 놓여 있다. 순록의 경우 일부 지역에서는 가축으로 사육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