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도를 타고 온 이구아나
[출처 : http://www.nature.com/: 1998년 10월 15일]
나무 조각을 타고 앙귈라의 섬으로 온 녹색이구아나들이 생태학자들의 주목을 받고 있다. 육상동물들이 섬에 정착하는 최근 이론에 대한 보기 드문 증거가 되기 때문이다. 펜실바니아주, 피트버그에 위치한 카네기 자연사 박물관의 엘렌 J. 켄스키와 그 동료들은 앙귈라에 정착한, 최소 15 마리의 녹색 이구아나들에 관한 논문을 네이쳐, 10월 8일자에 발표하였다. 이 이구아나들은 1995년 가을에 있었던 허리케인에 의해서 뿌리 뽑혀진 나무나, 나무 조각들을 타고서 앙귈라의 동부 해안에 도착하였다.
이 이구아나들은 앙귈라의 어부들에 의해서 처음 발견됐는데, 그 당시 뿌리뽑힌 나무에서 해안으로 내려오고 있었다고 한다. 그리고 이들 중 몇 마리는 그 길이가 9미터나 되는 것들도 있었다. 이구아나들은 남동쪽으로 4, 5백 킬로미터 떨어진 구아델로프라는 섬으로부터 온 것으로 보인다. 허리케인, 루이스와 마를린은 1995년 9월에 카리브해 지역을 휩쓸면서 구아델로프로부터 앙귈라로 향하는 진로로 나아갔었다.
어떻게 여러 종류의 육상 동물들이 카리브해 지역의 섬들에 퍼지게 되었는 지에 관해서 지난 한 세기 동안 많은 논란이 있어 왔다. 대부분의 과학자들이 곤충보다 큰 육상 동물들은 나무 조각같은 부유 물질을 타고 바다를 이동하지 못할 것이라고 생각해왔다. 특히, 커다란 동물일 경우, 우연히 나무 조각을 타고 다른 섬에 도착한다 하더라도 한 마리 이상 건너간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 때문에, 이런 방식으로 다른 섬에 새로운 집단, 즉 콜로니를 만들 수는 없다고 생각하였다.
녹색이구아나는 남아메리카와 그 보다 더 남부에 위치한 앤틸리스 열도에서 흔히 발견되는 동물이다. 하지만, 앙귈라에는 토종의 이구아나가 살고 있지 않았다. 그래서, 1995년도에 허리케인을 타고 온 이구아나들은 아주 드물게 발생하는 자연 현상이며, 우리에게 육상 동물이 어떻게 퍼지는가를 보여주는 극적인 자연 다큐멘터리인 셈이다. 특히, 이구아나들이 콜로니를 이룰 수 있을 정도의 집단으로 건너 왔다는 것은 큰 의미를 지닌다. 그들이 도착한지 한달 후에 조사한 바에 따르면, 15 마리 중에 암컷과 수컷이 섞여 있었으며 교배도 가능한 것으로 관찰되었다. 도착한지 30달이 지난 후인, 1998년 3월에 이루어진 조사에 따르면, 임신한 암컷이 있었다고 한다. - (odb)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