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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루미는 발이 시려운 거였다. | 두루미 Grus japonensis (Red-crowned Crane)
Subject: 두루미는 발이 시려운 거였다. | 두루미 Grus japonensis (Red-crowned Crane)
Poster: 도연 (hellonetizen@hot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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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루미는 발이 시려운 거였다. | 두루미 Grus japonensis (Red-crowned Crane)


사진: 도연
http://www.hellonetizen.com/

해가 돋기 전 들판에 나가 판쵸 우의를 덮어쓰고 죽은 듯 없드려 있었다. 역시 새는 속아 넘어갔는지
아니면 딱한 나의 사정을 들어주었는지 내 정수리 위로 날아왔는데,
아, 이거...새가 너무 친절하게도 가깝게 다가오는 바람에 나의 대포가 무용지물이 되었다는
말씀이다.
그런데 어떤 놈은 다리가 없는 거다.
--오잉...? 저놈 다리는 어디간 거지...?
다음에 날아오는 녀석도 다리가 없고 또 그 다음 녀석도 다리가 없다.
아하, 녀석들이 발이 시려운 거로구나.
그렇겠지, 영하 10도가 넘는 이른 아침에 하늘은 또 얼마나 추울까, 아무리 새라지만
발이 시렵겠지. 그래서 발을 감춘 거다. 어떤 녀석은 다리 하나만 감추기도 했다.

두루미는 다른 새와 달리 다리가 길어 다리를 늘어트리고 나는데
날씨가 추우면 다리를 감추고 난다는 '비밀'을 오늘 아침에는 알아냈네...
--잉? 이미 다 아는 거라굽쇼...?

crowned cra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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